이날 방송은 이미 예정이 되어 있었던 사쿠라 미코와 아카이 하아토의 마인크래프트 겉날개 찾으러 가기 데이트 였을 것이다. 분명히 그러했다. 하지만 어디서부터 잘못된걸까. 어쩌다 이 방송의 엔딩이 폭☆발 엔딩이 되어버린걸까. 그 경위를 알기 위해서는 무려 3개의 방송을 교차 편집하는 클립 외엔 답이 없다는 판단이 들었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날 있었던 방송을 글로서 기록해 보도록 한다.

사건의 발단은 홀로라이브 0기생 사쿠라 미코(이하 미코)가 1기생 아카이 하아토(이하 하쨔마)에게 올해 3월경, 사랑의 고백을 하기 위한 얀데레 감옥을 만들었고, 그 안에 하쨔마를 가둬서 사랑의 고백을 하는 방송이 있었다. 하지만 여느때처럼 미코에게 예능의 신이 강림했고, 하쨔마가 부어둔 용암에 다시 한 번 미코가 빠지면서 전로스(모든 장비를 다 잃는 것) 해버리는 상황을 맞이하였다. 그때에 잃어버린 아이템 중에는 겉날개라고 하는 마인크래프트 내에서 가장 구하기 힘든 끝판왕과 같은 아이템이 있는데, 그것을 하쨔마와 함께 다시 구하러 가기 위한 약속을 잡았던 것이다. 

▲ 3월 17일, 하쨔마의 눈 앞에서 미코가 용암에 빠져 죽었다.

사실 미코가 하쨔마와 겉날개 데이트를 했던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작년 8월 7일에도 함께 마인크래프트를 하면서 성공적으로 겉날개를 입수했던적이 있어서, 이날도 평범한 데이트가 될거라고 생각했..다면 오산이다. 사실 하쨔마는 최근 엄청난 사건을 터트려버렸고, 그 사건으로 인하여 지난 3월보다 더 얀데레화한 미코는 첫 시작부터 하쨔마에게 애정 공세를 펼치면서 하쨔마를 곤란하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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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 작년 8월 7일에도 미코와 하쨔마는 겉날개 데이트를 했던적이 있다.

그러나 하쨔마 역시 만만치 않은 인물. 사실 오늘 있었던 '사죄 회견' 방송을 통해, '그 사건'에 대한 변명을 늘어놓고는, 결국 '피해자의 모임 역도츠' 방송을 하기로 기획한 것이다. 게다가 방송 말미에는 “오늘 미코와 데이트가 있는데, 몰카를 하는게 좋지 않을까”라면서 미코랑 평범한 데이트를 하겠다는 미래는 이미 사라져 버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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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날 하쨔마의 방송 썸네일은, 미코에게 먹히는 아카이 하아토의 모습이었다.

하쨔마의 계획은 이러했다. '미코와 데이트를 하는 척 하면서, 누군가에게 도움을 요청하여 미코를 함정에 빠트릴 수 있도록 몰래 카메라 뒷 준비를 한다' 라는 것. 그리고 그 대상으로 홀로라이브 6기생 후배인 하쿠이 코요리(이하 코요리)가 선택되었다. 코요리는 이날 미코와 하쨔마가 데이트를 하고 있는 시간에, 마인크래프트에서 '사랑의 선물을 만든다' 라는 의미 모를 타이틀로 방송을 시작했다. 하지만 이 방송이 바로 하쨔마에게 부탁을 받아, 미코를 함정에 빠트리기 위한 무언가를 만드는 방송이었다는 것.

▲ 사랑의 선물 만들기.. 라는 의미 모를 타이틀로 방송을 시작한 코요리

미코와 하쨔마가 겉날개를 얻기 위해 엔더 월드에 가 있는 사이, 코요리는 뒷 준비를 시작했다. 일단 방송 시작부터 '절대로 다른 방송에 가서 이야기 하지마!' 라고 못을 박아놓고 시작한다. 몰래 카메라를 꾸미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당연히 들키면 안되기 때문. 코요리의 말에 의하면, 이미 하쨔마의 의뢰는 전날부터 있었기 때문에 열심히 재료를 준비했다고 한다. 그렇지만 코요리는 마인크래프트 초심자이다. 일단 몰래 카메라를 설치해야 하는 하쨔마의 집을 찾는데에만 한참이 걸렸다.

▲ 코요리의 방송 초반 화면. 절대 코멘트로 알려주지마! 등, 다양한 알림부터 시작했다.

코요리가 만드는 함정은 아주 간단했다. 계단을 타고 위로 올라가서 떨어지면, 절대로 빠져나오지 못하는 감옥 밑에 TNT 폭탄을 설치해두고, 스위치를 통해서 폭탄을 터트릴 수 있는, 그야말로 마인크래프트의 초심자라도 만들 수 있는 장치였다. 그래서 코요리도 아주 자신만만하게 작업을 시작했다. 하지만 역시 높은 곳에서의 작업은 언제나 희생이 따르는 법. 갑작스럽게 떨어져서 죽은 코요리의 로그를 보고 미코와 하쨔마는 놀라기도 했다.

▲ 갑자기 코요가 높은 곳에서 떨어져 죽었다는 로그가 올라오자 놀란 미코와 하쨔마

얼마 남지 않은 시간에 빨리 만들어야만 몰래 카메라를 성공할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이었을까, 안그래도 마인크래프트가 익숙하지 않은데, 시간 제한까지 있으니 코요리는 점점 더 초조해하기 시작했고, 그 결과 건축물은 부실 건축으로 마무리했고, 작전이 시작되기 직전까지 TNT 폭탄에 회로를 연결해서 테스트도 못해보고 채팅창에서는 서로 싸우는 등, 그야말로 '오늘 방송 망했네' 수준까지 가버린 상황.

그렇지만 이미 제한 시간은 끝났고, 엔더 월드에서 겉날개를 결국 찾지 못하고 돌아와버린 미코와 하쨔마에게 지금까지 만든 몰카의 성과를 보여줄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되었다. 하쨔마는 어떻게든지 미코에게 몰카를 걸 생각으로만 가득차서, 겉날개 같은건 생각도 하지 않고, 엔더 월드에서 시간만 떼우다가 결국 엔더맨에게 사망, 이날은 1시간 내에 겉날개 찾기 시간 제한이 있었기에, 채팅창에서는 '렌탈 여친' 이냐는 이야기까지 들었는데, 하쨔마가 '시간이 종료됐습니다~' 라면서 미코를 일부러 마을로 오게 하였다. 

▲ 삼각관계가 탄로나버린 상황.. 그야말로 사랑과 전쟁..

그렇게 마을에서 만난 세 사람. 몰래 카메라의 각본은, 이전에 하쨔마가 보내서 '하짜마 사건'이 되어버린 그 Copy & Paste 연애 편지를 코요리도 받았는데, 그것을 진짜라고 생각해버려 사랑의 선물을 만들고 있었다는 것. 하지만 그 시간에 하쨔마는 미코와 데이트를 했기 때문에, 코요리는 눈물로 선물을 만들고, 하쨔마에게 그걸 선사한 뒤 퇴장하겠다는 것이었다. 

이 부분에서 '아니 몰카를 걸어야 할 대상은 미코인데 어째서 하쨔마?' 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건축물에 대해서는 코요리에게 모두 다 일임해버린 하쨔마. 일단 코요리가 하라는 대로 건축물의 위를 올라가고, 미코도 따라가려고 하는 상황. 그때 엄청난 일이 벌어졌다.

▲ 오늘의 MVP인 드라운드

갑자기 뒤에서 드라운드(마인크래프트 내의 물에서 서식하는 몹)가 등장한 것. 게다가 가까이 있었던 미코나 코요리가 아닌, 오히려 멀리 있었던 하쨔마가 타겟팅되어, 하쨔마를 쫓아가는 상황이 되었다. 하쨔마는 대충 올라가다가 미코를 꼬셔서 함께 가려고 했으나, 드라운드를 발견하고는 꺅꺅 비명을 지르면서 계속 올라가기 시작했고, 미코 역시 예상치도 못한 전개에 드라운드를 잡으려고 맨손으로라도 쫓아가는 상황. 결국 하쨔마는 원래대로라면 아무도 걸리지 않을 함정에, 드라운드 덕분에 정신이 없어서 보기 좋게 함정에 빠져버렸고, 미코는 적당히 타이밍을 봐서 내려왔다. 그리고 코요리의 한 마디.

“미코 니에상! 바람둥이 여자를 잡았어요!!!!!!!!”

그렇다.. 우리가 잊고 있었던 것.. 코요리는 애초부터 미코의 사제다. 미코를 존경하고, 미코의 오시이며, 미코에게 모든것을 전수받고 있는, 그야말로 미코만을 바라보는 멤버가 바로 코요리다. 하쨔마는 미코를 골탕먹이기 위해서 코요리의 도움을 얻으려고 한 것부터가 잘못된 선택이었다는 것이다. 결국 코요리는 하쨔마의 사악한 계획을 미리 미코에게 알려주었고, 미코는 하쨔마의 몰카 계획을 다시 한 번 이용하는, 그야말로 몰카에 대한 몰카 기획이 되었던 것이 바로 이번 방송이었다.

▲ 결국 감옥에 갇혀버린 하쨔마.. 이것이 업보......

결국 하쨔마는 계속 무시당해서 쌓일대로 쌓인 미코에게 온갖 쓴 소리를 들어야만 했고, 자신의 마음을 가지고 놀았다며 코요리에게도 쓴 소리를 들을 수 밖에 없었다. 하쨔마는 변명 아닌 변명을 늘어놓다가, 결국 코요리가 설치해 놓은 TNT 폭탄 함정에 화려하게 폭사해버렸다.

▲ 폭☆발

이렇게 하쨔마의 사악한 계획은 모두 끝이 났다. 미코를 포함하여 이번에 하쨔마의 가짜 러브레터를 받은 모든 이들이, 이번 방송을 통해 하쨔마에게 내려진 응징에 조금은 후련한 마음을 가질 수 있었을까?

재미있는 부분은, 이번 방송의 엔딩이 정말로 너무나도 예능신이 강림했다고밖에 볼 수 없는 엔딩이라는 것이다. 일단 코요리의 함정 자체가 너무 어설퍼서 금방 들켜버릴 수 있었고, 보통 상황이었다면 누구나 금방 눈치챌 정도의 수준이었다는 것. 게다가 마지막 6분 정도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TNT를 설치하고 회로까지 설치했지만, 테스트를 못해서 이게 위력이 어느 정도인지, 뒤에 있는 미코가 만든 러브하우스가 망가지지 않을지, 회로가 잘 동작하는지도 알 수 없었다는 점.

하지만 그 모든 문제들이, 그야말로 예능신이 강림해주면서 모든 것이 해결이 되어버렸다. 함정이 어설픈 것은 갑작스럽게 나타난 드라운드가 말끔하게 해결해주었다. 드라운드에 쫓기느라 함정이 어설프고 뭐고 일단 도망치는데 바빴기 때문이다. 더 대단한 것은, 일반 좀비도 아니고 드라운드가 나타나는 것도 재미있지만, 어떻게 바로 앞에 있었던 코요리나 미코가 아니라 하쨔마를 타겟팅 했는지도 의문이다. 나중에 아카이브를 한참 돌려보며 세 명의 시점을 아무리 살펴봐도 드라운드가 나타나는 조짐도 없고, 하쨔마가 어그로를 끌만한 일을 한 적도 없었는데, 드라운드가 마치 각본으로 짠 것처럼 나타나 하쨔마를 타겟팅 한 것은 진짜 예능의 신이 강림했다고 밖에 할 수 없는 부분이다.

게다가 폭탄 역시 리스너들이 서로 막 싸울 정도로 대충대충 설치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딱 원했던대로 적당한 강도로 터져준 것도 역시 예능의 신이 강림한 부분이었다. 결론적으로, 예능의 신을 모시고 있는 원조 멤버 사쿠라 미코와, 그 미코의 사제인 홀록스의 두뇌 하쿠이 코요리가 뭉치면, 예능신의 파워가 더 강해진다는 것일까?

▲ 홀로라이브 최고의 예능 콤비

여러모로 이날 방송은 역대급 레전드 방송이 될 수 밖에 없었다. 지금까지 하쨔마가 쌓아온 스토리들이 이날 한꺼번에 빵 하고 터져버린 느낌을 주었다. 결국 그것을 만들어 낸 것은 홀로라이브의 예능신들인 미코와 코요리였고, 그 덕분에 팬들은 정말로 즐거운 방송을 볼 수 있었다.

이렇게 너무나 즐거웠던 방송을 단순한 글로서 모든 재미를 전달할 수 없다는 것이 너무 안타깝다. 부디 조만간 클립 제작자들에 의해 교차편집 클립이 나올 수 있기를 바란다. 이번 방송은 그야말로 기승전결이 모두 완벽한, 역대급으로 재미있었던 예능 방송이었다.

▲ 모든 방송이 종료된 후, 하쨔마의 완전 패배 선언.